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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학기의 한가운데에서
    모현민의 생존 일지 2022. 11. 15. 23:56

    졸업시험은 이변의 연속이었다.

    국제통상학과는 전공 필수인 여섯 과목 각각에서 B+ 미만을 받게 되면 졸업시험을 봐야 한다. 안타깝게도 지난 해 영국 교환을 가며 2학기에 열리는 전필 과목 세 개를 듣지 못하게 되었다. 시험 기회는 전공 필수 과목을 모두 이수한 학생, 혹은 이수 중인 막학기생에게만 주어져서, 지난 달 내내 졸시 준비로 꽤 애를 먹었다. B0를 받았던 미시경제분석, 그리고 학기 중인 국제수지론, 국제무역론, 국제계약법 까지 총 네 과목이었다.

    이변은 여기서 시작했다. 애당초 학과에서 공지한 2차 졸업시험 날짜는 11월 말이었지만, 미뤄지며 12월 3일이 되었다. 그날은 연세대 대학원 면접이 있는 날이다. 그렇다면 네 과목 모두 1차 시험 때 한 번에 통과해야 했다. 다행히도 세 과목은 족보를 구해 달달 외웠다.

    그러나 또다른 이변이 시험장에서 발생했다. 국제수지론은 족보가 아닌 기출문제를 제공받았다. 즉 개념을 완전히 이해해야만 했다. 따라서 수업 내용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던 국제무역론은 예상외로 선방했으며, 괜찮으리라 생각했던 국제수지론을 제대로 말아 먹었다.

    시험장을 나오자마자 최대한 많은 문제를 기억해내려 애썼다. 후문 벤치에 주저앉아 노트북으로 기억나는 단어를 두드려 댔다. 그 다음 월요일부터는 국제수지론 교수님께 계속 도출과정을 여쭈고 공부하는 일을 반복했다. 학과 사무실에 찾아가, 수요가 있다면 2차 시험 일자의 조정이 가능한지도 문의했다. 한 번 뿐인 면접을 놓칠 수는 없었다.

    그렇게 새로운 일정이 잡혔다. 조교님은 시험 일자를 재공지한 상황을 고려해 편의를 봐주셨다. 그때부터는 수업 전후로 도서관 행이었다. 그래도 몇 과목이 과락인지는 알아야 하니 한 시간 단위로 학과 공지사항을 체크했다.

    오늘 오후도 그렇게 도서관에 앉아있다가 결과 공지를 받았다. 자리를 박차고 나와 학과 사무실로 뛰어가 재차 확인했다. 턱걸이로 통과했다. 아무래도 올해는 시험 합격운이 있나 보다.

    하나하나 해결이 되어가고 있다. 졸업 요건만 재확인 하면 면접 준비에 골몰할 수 있게 되었다.

    정신 희미한 상태에서 중간 준비에 매진했던 10월 중순, 그리고 졸시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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